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페이스업 작업할 때만 듣던 아이팟 비디오(SSD 커스텀 버전)를 요 며칠 만지작거리고 있다. 오늘은 아예 작정하고 옛날 플레뉴D에서 노래를 꺼내서, 태그와 커버 작업 프로그램을 돌린 뒤에 동기화를 해주었다. 덕분에 100곡도 안 들어있던 아이팟이 900곡가량 들어있게 되었다.
2010년대 들었던 노래들, 그 이전에 받아놓은 출처불명의 음원들이 가득하다...^_^ 오타쿠력이 충전되는 기분이다. 익숙한 노래들, 잊고 살던 노래들을 다시 들으니까 아이팟이 전보다 예뻐보인다. 사실 그간 그다지 정이 안 붙었거든. 갖고 있는 지는 2년이 넘었는데 작업할 때 분진가루 맞아도 ㄱㅊ 해서 작업용 브금팟으로 썼을 정도니까.
사실 이젠 음원을 살 수 있는 사이트가 거의 없어졌잖아. 유행하고 차트에 올라가는 노래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내가 듣는 장르는 곡 구매 방법이 거의 없다... 그래서 애플 뮤직 스트리밍도 결제해서 쓰고 있지만... 스트리밍에는 또 내가 듣던 세기말 오타쿠 노래가 없단 말이다. 젠장 이런 딜레마ㅠ,ㅠ
오늘은 바형 이북리더기를 질렀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형이 갖고 싶으니까... 왜 갖고 싶냐면 괴담출근 읽을 때 짜릿할 거 같으니까... 그런 이유로 40만원 신품 코멧을 샀다내요. 정말 멋져! 하지만 이북리더기도 말이죠, 아이팟과 비슷한 딜레마에 빠지곤 해요. 읽고 싶은 책이 E-Book으로 없을 때의 슬픔이 똑같거든요. 그래도 이북 시장은 좀 낫다. 옛날 책도 이북화 해주거나 신간도 몇 달 기다리면 이북 출간해주니까. 그러니까 이제와서 아이팟을 사는 건 약간 망설여질 순 있지만 이북리더기는 잘 샀다는 거죠. 그리고 난 아이팟을 이미 두 개나 가지고 있었으니까 별 상관없고, 이북리더기도 두 개가 되니 얼마나 좋아? 짝이 맞지요?
어렸을 땐 말이에요. 부모님이 싸우거나, 아빠가 물건을 던져서 깨트리거나 하면 필사적으로 자는 척을 하기 위해서 MP3를 꽂고 노랫소리에 그 모든 소음들이 묻히길 바라면서 웅크려있었어요. 지금도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노캔 에어팟을 끼는 건 별 다를 바 없지만 말이에요... 요즘은 그 시간을 견딘 어린 내가 너무 가엾고 그래요. 자기연민이 이 나이에? 그렇다기보다 그냥... 다시 기억이 나는 거죠. 그때 얼마나 필사적으로 이어폰을 끼고 MP3를 붙잡고 불안함 속에서 덜덜 떨었는지를요. 누군가에겐 아이팟이 추억과 낭만일텐데 나에겐 귀를 막아줄 유일한 방법이었던 셈이에요. 아, 죽고 싶다. 근데 그때도 안 죽었는데 이제사 죽긴 너무 아깝지요.
살읍시다... 어린이 솜별이가 열심히 살아주었으니까요.